Exhibition
Music & Dance 18세기 문화의 향기 : 몽키 오케스트라
Monkey Orchestra
2024-08-01 ~원숭이가 인간의 옷을 입고 인간의 행동을 흉내내는 모습을 그린 회화 장르를 ‘생주리 (Singerie)’라고 한다. 프랑스어로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행동 또는 속임수를 의미하는 생주리(Singerie)는 라틴어 시미우스(simius, 원숭이)/시미아(simia, 원숭이)에서 유래한 원숭이를 뜻하는 프랑스어 단어 생주(Singe)에서 파생한 용어이다. 생주리는 16세기 *플랑드르 미술에서 시작하여 17세기에 더욱 발전했다.
최초의 옷을 입은 원숭이는플랑드르 화가 대(大) 피테르 반 데르 보르흐트(Pieter van der Borcht the Elder, 1530년경-1608)의 판화에 등장했다. 그는 1562년경 일련의 판화 작품에서 원숭이를 독립된 주제로 소개하여 ‘생주리’라는 장르 확산에 기여했다. 플랑드르 예술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음주와 연회 장면으로, 이발소의 원숭이, 주둔지의 군인, 연기가 자욱한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빨래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플랑드르란 현재의 벨기에의 한 지방명이지민 미술사에서 플랑드르 미술(Flemish art)이라고 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16세기까지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발전한 미술을 가리키며, 17세기 초의 네덜란드 독립 이후는 벨기에지방 미술의 대명사로도 쓰이고 있다.
플랑드르 미술에서는 인간의 허영심, 관능적인 과잉, 어리석음을 조롱하기 위하여 즐겨 표현했는데 18세기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고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전시대보다는 훨씬 가볍고 유쾌하게 묘사했다. 실제로 1694년 프랑스 아카데미 사전(Dictionnaire de l'Academie française)에서는 생주리를 “원숭이처럼 즐겁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정의했다.
원숭이는 모든 동물 중에서 형태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깝고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기 때문에 화가들은 원숭이가 온갖 인간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묘사하여 사회를 조롱하는 아이러니한 소재로 사용했다.
특히 예술계의 허세를 완벽하게 패러디한 "생주 팡트르(singe peintre)”(원숭이 화가)의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작가는 18세기 프랑스 화가 장 앙투안 와토(Jean-Antoine Watteau, 1684-1721)와 장 시메옹 샤르댕(Jean-Baptiste Siméon Chardin, 1699-1779)이다.
프랑스 디자이너이자 판화가(engraver)인 장 베랭(Jean Bérain, 1640-1711)은 아라베스크 벽 장식에 옷을 입은 원숭이 그림을 포함시켰고, 클로드 오드랑 3세(Claude Audran III, 1658-1734)는 루이 14세의 말리 성(Marly 城)에서 풍자적인 원숭이 벽화를 그리며 이 스타일을 더욱 발전시켰다.
‘생주리’가 독자적인 장르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18세기 프랑스 장식화 및 동물화로 유명한 크리스토프 위에(Christophe Huet, 1700-1759)이다. 원숭이를 모티프로 한 장식물 중 샹티이 성(Château de Chantilly)의 그랑드 생주리(Grande Singerie)와 프티트 생주리(Petite Singerie)가 대표적이다. 그랑드 생주리는 1720년과 1737년에 샹티이 성의 그랑드 스위트룸을 원숭이를 테마로 장식되어 붙여진 이름이고 프티트 생주리는 1735년 프티트 아파트 내실의 인테리어를 장식하여 ‘작은’을 뜻하는 프랑스어 프티트(petite)가 붙여진 것이다.
크리스토프 위에는 원숭이를 모티프로 하여 성(城)의 귀족 거주자와 손님을 대신해 노래와 춤을 추고, 목욕을 하고, 멧돼지를 사냥하고, 얼어붙은 호수에서 썰매를 타는 등 기발하고 다양한 모습들을 장식요소로 사용하고 표현했다. 더욱이 당시 유행 스타일인 로코코 양식과 결합하어 생주리라는 장르를 새로운 장식예술로 발전시키고 진화된 모습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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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센(Meissen)의 "몽키 오케스트라(Monke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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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생주리의 주제와 우아하고 여성적인 스타일인 로코코 양식이 새롭게 유행하는 분위기에서 18세기 중반 독일 도자공장 마이센(Meissen Porzellan Manufactory)에서도 새로운 유행을 접목시킨다. 마이센의 가장 중요한 모델러이자 궁정 조각가인 요한 요아힘 켄들러(Johann Joachim Kändler, 1706-1775)가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위에(Christophe Huet, 1700-1759)의 영향을 받고 '몽키 오케스트라 (독일어_아펜카펠레 Affenkapelle)'를 도자기 피겨린으로 제작했다. 이들은 정교한 장인 정신으로 제작되고 풍부한 디테일로 그려진 로코코 복장을 한 소형 도자기 원숭이들로 탄생되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당시 유행하던 의상을 입고 금채 라인으로 장식된 받침대 위에 받쳐져 있다. '원숭이 오케스트라'의 시리즈는 마이센 가마에서 나오자 곧바로 파리로 향했고, 1753년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1721-1764)이 첫 번째로 이 컬렉션을 구입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일반적으로 1753년을 첫 제작시기로 본다. 초기의 원형은 여러 번 사용하면서 손상되어 1765~66년에 걸쳐 켄들러와 모델러 라이니케(Peter Reinicke, 1715-1768)가 이 오래된 원형을 복원하여 개정판 원형을 만들었다.
“몽키 오케스트라”는 1명의 지휘자와 보면대, 16명의 악사, 4명의 여가수, 모두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센 특유의 섬세한 조형미를 품고 화려한 색채를 입혀 당시 유행하던 로코코 양식을 도자기라는 조형 재료로 구현한 것이다. 또한 생주르를 좋아했던 18세기 프랑스 귀족들의 취향과 유럽의 역사와 문화가 응축되어 있다.
독일 마이센의 탁월한 조각가이자 성형가(모델러) 요한 요아힘 켄들러(Johann Joachim Kändler, 1706-1775)는 1723년부터 드레스덴의 궁정 조각가 토마(Johann Benjamin Thomae, 1682-1751) 밑에서 수학했으며, 1730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강력왕)에 의해 궁정 조각가로 인정받았고, 1731년 마이센 도자기 공장의 수석 조각가로 고용되었다. 1733년 키르히너의 뒤를 이어 수석 성형사가 되어 드레스덴의 아우구스트 강력왕의 궁정에서 '일본궁'을 위한 대형 동물 도자기 조각 제작을 맡았다. 이후 40년 동안 켄들러는 마이센의 도자기 성형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여 수많은 조각 작품을 제작했다.
피겨린 모델링에 대한 특별한 전문 지식으로 유명한 그는 "몽키 오케스트라"의 원숭이 연주자들을 사람과 같은 몸짓을 흉내 내고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대중의 상상력을 가장 잘 사로잡은 그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켄들러는 모델에 생명을 불어넣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부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으며, 그의 작품은 여전히 수집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의 마이센 도자기 공장(Meissen Porzellan Manufaktur)은 수공예(handmade)를 의미하는 라틴어 ' manufactus'의 원래 의미 그대로인 제조공장(manufaktur, 영어_manufactory)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공장의 전통에 따라 몰딩(moulding), 성형(shaping) 및 마감뿐만 아니라 페인팅에도 적용하여 오래된 모델과 디자인을 충실히 재현하여 역사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이 전시의 “몽키 오케스트라”는 19세기 이후의 마이센 재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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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와 보면대, 하프 연주자, 오르간 연주자
오르간을 등에 짊어진 원숭이는 오르간에 공기를 불어넣는 파이프를 물고 있는 모습이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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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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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악기와 관악기 연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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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 연주자들
교현악으로 부르는 허디 거디(hurdy-gurdy)는 류트 모양의 네 줄 현악기를 회전 크랭크를 돌려서 줄을 문질러 소리나게 만든 찰현악기이다. 오른손으로 돌리는 나무의 크랭크에는 송진가루를 바르고 소리의 높이는 왼손으로 건반을 조작함으로써 현이 회전 크랭크에 스쳐 나도록 되어 있다. 현악기면서 백파이프와 유사한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이 악기는 10-14세기에 크게 유행하였으며 그후 거리 악사들이 당대 유행하는 선율을 반주하기 위해 휴대하고 다니던 악기였다. 18세기에는 프랑스 상류층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바퀴(크랭크) 달린 현악기라고 하여 ‘비엘라루(vielle à roue)'라고 불렀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 따르면, 허디 거디라는 용어는 18세기 중반에 생겨났으며, 윙윙거리는 의성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미권에서는 주로 "허디 거디"로 부르고, 독일어로는 드렐라이어(Drehleier), 프랑스어로는 ‘비엘라루(Vielle à roue)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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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기와 트라이앵글 연주자
팀파니 케리어는 팀파니를 등에 지고 있고, 연주자는 말렛으로 팀파니를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