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삶이 곧 예술, 예술이 곧 삶, 비외른 비인블라드(Bjørn Wiinblad)
오페라를 도자에 담다 / 장미의 기사(Der Rosenkavalier)
2023-03-21 ~
Content
비외른 비인블라드(Bjørn Wiinblad, 1918-2006)는 덴마크의 가장 위대한 예술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도자기, 포스터, 무대 디자인 및 공연의상 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장식, 태피스트리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의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도자작품들은 비외른 비인블라드만의 스타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클래식과 오페라를 좋아한 비외른 비인블라드는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오페라의 장면들을 도자기에 표현하여 일상에서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그 중 독일의 도자회사 로젠탈(Rosenthal)에서 1980년대 후반에 한시적으로 생산된 무대 에디션(Bühnen-Edition, 영어로 Stage Edition) 시리즈는 원형 접시에 각 막(Act)의 주요 내용을 콜라주 방식으로 구성하고 각 막에 따른 음악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포함해 제작되어 더욱 특별하다. <장미의 기사 (독일어: Der Rosenkavalier, 영어: The Knight of the Rose)>와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두 오페라가 무대 에디션으로 디자인되었다.
<장미의 기사>는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가 오스트리아의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1874- 1929)의 대본(독일어)을 바탕으로 작곡한 3막의 코믹 오페라이다. 1911년 1월 26일 독일 드레스덴 궁정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인기 있는 오페라이다.
'장미의 기사'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함진아비에 비견할 수 있겠다. 18세기 빈의 귀족사회에서는 양가의 혼담이 이루어진 뒤 신랑이 신부에게 은으로 만든 장미를 보내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 은장미를 전달하는 신랑 측 청년을 ‘장미의 기사’라고 불렀다. 사실은 작가가 지어낸 풍습이라고 한다. 오페라 <장미의 기사>는 이 풍습과 연관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다.
비외른 비인블라드는 3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장미의 기사>를 3개의 원형 접시에 담아냈다. 각 막(Act)의 주요 장면들을 콜라주 방식으로 구성하여 각 접시에 표현했다. 접시 뒷면에는 오페라 “장미의 기사”에 대한 기본정보와 오페라 장면에 대한 줄거리가 독일어로 비외른 비인블라드의 필체로 씌어 있다. 더불어 각 막에 따른 음악이 담긴 카세트테이프가 제공되어 오페라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페라 무대를 떠올리며 눈과 귀를 즐길 수 있는, 매혹적인 무대 에디션이 탄생된 것이다. 여기에 제공된 카세트테이프는 1958년 카를 뵘(Karl Böhm, 1894-1981)이 지휘하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Staatskapelle)가 연주한 것을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이 녹음하여 1959년 발매된 것이다. 1980년대 후반에 제작된 도자기로 만든 무대 에디션에 수많은 <장미의 기사> 음반 중 1958년 카를 뵘 지휘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음반을 선택한 것은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지휘자 카를 뵘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으로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대한 전문가이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독일의 오랜 전통을 가진 오케스트라이고,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은 독일의 음반사로서, 구성된 조합의 공통점이 모두 독일이다. 따라서 독일 오페라를 도자로 만든 첫 무대 에디션인 점에서 초연이라 할 수 있어 가장 독일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1958년 음반을 제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대 배경은 1740년대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s) 여왕 통치 초기의 오스트리아 빈이다.
1막(Act 1)
육군원수 부인의 침실. 육군원수 부인 마르샬린(Marshallin, 마르샬린은 이름이 아니고 직위 또는 직함으로 육군 원수를 뜻하는 독일어 마르샬(Marshal)l의 여성형 단어이다. 남편이 펠드마르샬(Feldmarshall, 육군 원수), 그의 부인은 여성형 in을 붙여 펠드마르샬린(Feldmarshallin)인데 약칭으로 마르샬린(Marshallin)이라고 부른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 폰 테레즈 베르덴베르크, 남편은 베르덴베르크(Werdenberg) 공작)은 남편이 집에 없는 사이, 17세의 젊은 귀족 옥타비안(Octavian, 로프라노 백작)과 밀회를 즐긴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동안에 마르샬린의 사촌 옥스 남작(Ochs Baron)이 갑자기 찾아온다. 급히 숨었던 옥타비안은 하녀옷을 입고 나타나게 되고 마르샬린은 여장(女裝)한 옥타비안을 마리안델(Mariandel)이라는 이름의 하녀로 소개한다. 호색한 옥스는 마리안델(변장한 옥타비안)에게 끌린다. 옥스 남작은 벼락부자인 파니날(Faninal)의 딸 조피(Sophie)와 결혼하게 되어서 ‘장미의 기사’로 적합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마르샬린을 찾아온 것이다. 마르샬린은 옥스에게 장난삼아 옥타비안을 장미의 기사로 추천한다.
2막(Act 2)
파니날(Faninal)의 집에 ‘장미의 기사’ 옥타비안이 은장미를 가지고 간다. 옥타비안과 예비 신부 조피(Sophie)는 곧 서로의 아름다움에 끌린다. 예비 신랑 옥스 남작이 찾아오고 조피에게 무례하게 굴면서 조피의 감정은 신경쓰지 않고 데려가려고 하자 옥타비안은 결투를 벌인다. 그 모습을 본 조피는 옥스 남작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나 조피의 아버지 파니날은 절대로 안된다고 딸을 윽박지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피에게 첫눈에 반한 옥타비안은 묘안을 생각해낸다. 사람을 시켜 옥스에게 마르샬린의 하녀 마리안델(Mariandel)이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건네준다. 그러나 이 편지는 마리안델로 변장한 옥타비안이 쓴 것이다.
3막(Act 3)
옥스 남작이 하녀 마리안델과 약속한 여인숙 겸 요릿집에 여장(女裝)한 옥타비안이 나타난다. 여관 객실에서 옥스는 마리안델을 유혹하려 하지만, 옥타비안과 일을 꾸민 일당이 들이닥치자 옥스는 난처한 상황에 당황해한다. 옥스는 경찰에게 조피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파니날과 조피가 나타나 중혼이라며 남작을 공격하고 조피는 파혼을 선언한다. 때마침 마르샬린이 등장하여 모든 것이 장난이라고 말하며 경찰을 돌려보낸다. 옥타비안과 조피의 마음을 눈치 챈 마르샬린은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애인 옥타비안을 보내준다.
도자에 담은 오페라 "장미의 기사"
비외른 비인블라드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웨어 모델(Shape)인 아심메트리아(Asimmetria)에 오페라 "장미의 기사"를 장식했다. 아심메트리아는 이탈리아어로 비대칭을 뜻한다.
장미의 기사 제 1막
"Der Rosenkavalier (The Knight of the Rose) 1 Akt" Wall Plate
생산시기 1986.11.1-1987.10.31
테두리가 비대칭인 아심메트리아 접시를 무대로 삼아 테두리의 좌우윗면을 무대커튼으로 장식했다. 중앙의 무대는 세 장면으로 구성하고 있다. 접시 하단에는 오페라 제목과 막(Der Rosenkavalier 1.Akt), 비외른 비인블라드의 서명이 있다.
화려한 색상의 침대 휘장은 젖혀져 있고 침대 위에는 밤사이 밀회를 즐긴 마르샬린(Marschallin)과 젊은 애인 옥타비안(Octavian)이 있다. 오른쪽에는 초콜렛이 담긴 쟁반을 든 어린 시종 모하메드(Mohammed),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여성 모자장수, 이탈리아 가수)이 육군원수 부인을 찾아와 인사를 하러 들어오고 있다. 하단에는 호색한 옥스(Ochs) 남작이 하녀(마리안델)로 변장한 옥타비안에게 치근대고 있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접시 뒷면에는 오페라 “장미의 기사”에 대한 기본정보와 오페라 장면에 대한 줄거리가 독일어로 비외른 비인블라드의 필체로 씌어 있다.
장미의 기사 1막(Der Rosenkavalier 1.Akt), 전 3막의 코믹 오페라(희가극), 음악_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ss), 대본_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초연_ 드레스덴(Dresden) 1911, 내용_1막 장면 콜라주
디자이너_비외른 비인블라드(Bjørn Wiinblad), 메이커_독일 로젠탈 스튜디오 라인(Rosenthal Studio-linie, Germany), 리미티드 시리즈
뒷면에 쓰여진 1막의 내용:
Was spielt sich ab im Schlafzimmer der Feldmarschallin?
Der junge Octavian – noh berauscht von der diebe der Nacht – sieht sich überrascht vom Eindringen des grobschlächtigen Barons Ochs von Lerchenau!
Flugs verkleidet er sich als kammerzofe und zieht sö ungewollt die lüsterue Aufdringlichkeit des Barons auf sich – während die Feldmarschallin sich selbst verliebt dem aufwendig zelebrierten “Lever” hingibt! Octavian kehrtim jugendlichen Trotz der Szenerie den Rücken.
“육군 원수 부인의 침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은밀한 사랑의 밤에 취해 있던 젊은 옥타비안은 바람둥이 남작 옥스 폰 레르케나우의 방문에 놀랐다!
그는 재빨리 하녀로 변장하여 나타났는데 의도치 않게 남작의 음탕한 욕망을 자극한다….”
장미의 기사 제 2막
"Der Rosenkavalier (The Knight of the Rose) 2 Akt" Opera Wall Plate
생산시기 1987.5.1-1988.4.30
화면에는 세 그룹의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외른 비인블라드는 젊은 청년 옥타비안을 세 번 등장시켜 옥타비안의 심정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화면 왼쪽 상단에는 의자에 앉은 조피의 유모이자 가정부 마리안네(Maruanne)와 옥타비안이 배치되어 있다. 접시 중심에는 은장미를 전달하는 신랑 측 청년인 ‘장미의 기사’가 등장한다. 파니날 집에 도착한 백색과 은색 옷을 입은 ‘장미의 기사’ 옥타비안은 오른손에 은장미를 들고 예비신부인 조피에게로 향하고 있고, 조피는 수줍게 장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옥타비안과 조피는 서로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래 오른쪽에는 조피에게 반한 옥타비안이 무례한 조피의 예비신랑 옥스 남작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매수한 두 협잡꾼과 함께 모의하고 있는 장면을 배치하고 있다. 세 사람 중 가운데가 옥타비안이고 왼쪽남자가 발자키(Valzacchi), 오른쪽 여자는 아니나(Annina)이다.
접시 뒷면에는 오페라 “장미의 기사”에 대한 기본정보와 오페라 장면에 대한 줄거리가 독일어로 비외른 비인블라드의 필체로 씌어 있다.
장미의 기사 2막(Der Rosenkavalier 2.Akt), 전 3막의 코믹 오페라(희가극), 음악_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ss), 대본_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초연_ 드레스덴(Dresden) 1911, 내용_2막 장면 콜라주
디자이너_비외른 비인블라드(Bjørn Wiinblad), 메이커_독일 로젠탈 스튜디오 라인(Rosenthal Studio-linie, Germany), 리미티드 시리즈
뒷면에 쓰여진 2막의 내용:
Grosse Erregung herrscht im Hause des reichen Herrn Faninal.
Alle - die blutjunge Sophie nicht zuletzt - warten gespannt auf den Rosenkavalier, der die silberne Rose überreicht.
Im selben Augenblick, wo sich Octavian und Sophie sehen, sind sie von einander wild entzückt. Als der Baron eintrifft, fällt er - enttäuscht weil Sophie so scheu ist - schnell zum opfer der beiden Intriganten, die - bestochen von Octavian - ihn zum Stelldichein mit der “Zofe” verlockt, der er im ersten Akt die Kur machte - die aber Octavian selberist.
부자 파니날(Faninal)의 집은 온통 들떠 있다.
조피(Sophie)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은 장미를 갖고 오는 장미 기사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옥타비안과 조피는 서로를 보는 순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조금 뒤에) 남작이 도착하여 조피에게 예의없이 희롱하자 저항하는 조피를 아랑곳하지 않은 남작은 옥타비안에게 뇌물을 받은 두 협잡꾼(발자키와 아나니)의 덫에 재빨리 걸려들고 만다. 이들은 남작이 눈독들인 "하녀"(마리안델)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사실 그 하녀는 옥타비안이다.
장미의 기사 제 3막
"Der Rosenkavalier (The Knight of the Rose) 3 Akt" Opera Wall Plate
화면은 세 그룹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단에는 검은 상복 모자를 쓴 협잡꾼 아니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마리안델이라는 하녀로 변장한 옥타비안과 은밀한 만남을 즐기는 옥스 남작을 보고 “저 남자 내 남편이야” 아이들은 “아빠! 아빠!”라 부르며 뛰어가 남작을 난처하게 만드는 장면이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문을 열고 원수 부인 마르샬린이 왔음을 알려주는 여관집 주인의 모습과 마르샬린이 있다. 마르샬린의 침울한 표정은 옥타비안이 새로운 사랑에 빠졌음을 알아차리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옥타비안을 보내주지만 마음은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중앙에는 외도한 남작으로 인해 조피는 파혼을 선언하고 조피의 아버지(파니날)는 젊은이들의 행복한 결혼에 동의함에 따라 옥타비안과 조피가 기쁨의 이중창 "꿈이어요. 사실일리가 없어요..."를 부르는 장면이 그려져 있고 왼쪽 하단에는 마르샬린의 어린 시종 모하메드(Mohammed)가 배치되어 있다.
접시 뒷면에는 오페라 “장미의 기사”에 대한 기본정보와 오페라 장면에 대한 줄거리가 독일어로 비외른 비인블라드의 필체로 씌어 있다.
장미의 기사 3막(Der Rosenkavalier 3.Akt), 전 3막의 코믹 오페라(희가극), 음악_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ss), 대본_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초연_ 드레스덴(Dresden) 1911, 내용_3막 장면 콜라주
디자이너_비외른 비인블라드(Bjørn Wiinblad), 메이커_독일 로젠탈 스튜디오 라인(Rosenthal Studio-linie, Germany), 리미티드 시리즈
뒷면에 쓰여진 3막의 내용:
Für den Baron Ochs ist jetzt alles aus – er verläßt eilig die Kneipe wohin ihn Octavian und die Intriganten gelockt haben.
Er ist ent hüllt als ein lüsterner Mann, der ein “Rendezvous” und eine diebes nacht mit dem als “Mariandel” ver Kleideten Octavian versuchte – und das au seinem Verlobungstag!
Marie Therese, die reife Marschallin, verzichtet auf ihr Liebesverhältnis mit dem jungen Octavian – Sophies Vater er teilt seine genehmigung zur glücklichen Ver bindung der jungen Leute.
Voller Fende und Dankbarkeit singen Octavian und Sophie: “Ist ein Traum – kann nicht wirklich sein…”
Ende
이제 옥스 남작(Baron Ochs)의 모든 것이 끝났다. 옥스 남작은 옥타비안과 사기꾼이 자신을 유인한 여관에서 서둘러 나온다.
약혼식 당일, 옥스 남작은 “마리안델”로 분장한 옥타비안과 "랑데뷰"하고 은밀한 만남 중 발각된다.
성숙한 원수 부인 마리 테레제는 젊은 애인 옥타비안을 조피에게 양보하기로 한다. 조피의 아버지(파니날)는 젊은이들의 행복한 결혼에 동의한다.
기쁨과 감사가 가득한 옥타비안과 조피는 "꿈이어요. 사실일리가 없어요..."를 부른다.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