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Cast
카이 보예센(Kay Bojesen) “원숭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 디자인의 아이콘
2023.10.24.
덴마크의 은세공인이자 디자이너인 카이 보예센(Kay Bojesen, 1886 -1958)은 나무 장난감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유명하다. 그는 쉽게 부서지지 않도록 단단한 나무와 둥근 모양으로 만들고 나무에 영혼과 유머를 불어넣어 독창적인 나무 동물(wooden animals) 장난감을 만든 덴마크 디자인의 대명사이다.
나무 동물 장난감의 탄생
카이 보예센은 1919년에 나무 장난감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갓 태어난 아들 옷토(Otto Bojesen)를 위한 장난감이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나무로 피겨린을 조각해 준 아버지를 떠올리며 디자인의 원천을 삼았다. 나무 장난감은 단순하고 튼튼하며 놀이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지향했다. 디자인은 둥글고 부드러우며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아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나무 동물 장난감을 만들었다. 동물 모양은 사실적이고 정교함 보다는 동심의 세계를 바탕으로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형태의 디자인을 만들고자 했으며 어린이와 성인 모든 세대가 즐겁게 보고 사용하길 원했다. 이후 나무로 된 동물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했고 1951년에 디자인한 나무 원숭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이 되었다.
덴마크 디자인의 아이콘 “나무 원숭이(wooden monkey)”
카이 보예센은 1951년 스텐 아일레르 라스무센(Steen Eiler Rasmussen 1898-1990, 덴마크 건축가)으로부터 아동용 가구 전시회를 위한 옷걸이 디자인을 요청받았다.
카이 보예센은 어린이용 옷걸이로 떠오른 아이디어가 원숭이였다. 그는 즉시 어린이 키 높이까지 내려오는 긴 팔과 옷을 걸 수 있는 다리를 가진 원숭이를 디자인했다. 유머러스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카이 보예센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팔이 길고 유연한 원숭이는 1951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브레드가데(Bredgade) 47에 있는 그의 지하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첫 달 동안 카이 보예센의 매장과 ‘덴마크 공예 및 예술 산업을 위한 상설 전시회(The Permanent Exhibition for Danish Crafts and Art Industry, 약칭은 덴 퍼머넌트 (Den Permanente))'에서 600마리 이상의 원숭이가 판매되었을 만큼 시작부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듬해에는 4,000마리의 원숭이가 판매되었다. 2014년 기준으로 30만 마리의 원숭이가 판매되었으며 지금도 계속 판매되고 있다.
나무 원숭이는 아이들을 위한 옷걸이를 계기로 탄생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 디자인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이후로 원숭이는 다양한 크기와 버전으로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무 원숭이는 카이 보예센이 만든 동물 중 가장 유명한 동물 중 하나가 되었으며 동심을 자극하는 반짝이는 까만색 눈과 유머가 있는 미소 라인의 둥근 입, 우산 손잡이 모양의 손과 발, 움직이는 머리와 자유롭게 여러가지 동작을 취할 수 있는 팔 다리는 놀이의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무 원숭이는 31개의 개별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두운 티크 목재와 아프리카 원목인 밝은 림바로 제작되었다. 밝은 림바는 원숭이의 얼굴, 발, 손, 복부에 사용된다. 티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과 공기의 영향으로 나무의 색상이 보다 균일하고 따뜻한 황금빛 갈색 톤으로 바뀐다.
장난꾸러기 외모와 밝은 색의 배
긴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어디에나 매달리며 뛰어다니는 원숭이의 특징을 살려 디자인된 나무 원숭이는 움직일 수 있는 팔과 다리로 자유로운 동작이 가능하여 생동감이 느껴지며, 우산 손잡이 모양의 손과 발은 줄이나 나무에 걸 수 있어 무리 지어 다니는 원숭이들을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이렇게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카이 보예센은 어린이를 위한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는 덴마크 최고의 장인이 되었으며, 그의 디자인은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 중 하나로 덴마크 디자인 역사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58년 72세로 카이 보예센은 세상을 떠났지만 나무 원숭이와 다른 동물들은 ‘카이 보예센 덴마크(Kay Bojesen Denmark)’ 브랜드를 흡수한 로젠달 디자인 그룹(Rosendhal Design Group)이 보예센 가문과 협력하여 생산하고 있다.
2021년 나무 원숭이 탄생 70주년 기념 리워크드 몽키(Reworked Monkey)
2021년은 카이 보예센의 원숭이 탄생 70주년을 맞아 스페셜 에디션으로 ‘리워크드 몽키(Reworked Monkey)’를 제작했다. 스페셜 에디션은 원숭이 발에 70주년 기념 스탬프가 새겨져 있으며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다. 이후 리워크드 애니버서리 에디션(Reworked anniversary edition )은 계속 생산되고 있다.
리워크드 몽키(Reworked Monkey)’는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한 일종의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다. 티크, 호두나무, 참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림바, 마호가니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아름답게 혼합되어 있어 오리지널 클래식 원숭이보다 특별함이 있다. 이들은 모두 버려질 뻔한 잉여 목재와 사용하고 남은 목재로 구성되어 있어 몸체가 모자이크 패턴을 이룬다.
*업사이클링은 ‘개선하다, 높이다’는 뜻의 Upgrade와 재활용한다는 뜻의 Recycle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