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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한스 뵐링(Hans Bølling) “오리와 새끼 오리”

따뜻하고 유쾌한 사랑꾼

2024.04.19
한스 뵐링이 자신이 디자인한 나무 조작품들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봄은 멈추게 하고 웃게 하고 설레게 한다. 1959년 어느 봄날, 덴마크 프레데릭스베르(Frederiksberg, 코펜하겐 수도권에 있는 독립된 자치체)의 번화한 거리에 오리가족이 나타났다. 이를 발견한 두 명의 경찰들은 즉시 모든 차량과 보행자를 정지시켜 오리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이 감동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이 덴마크의 모든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덴마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덴마크의 디자이너이자 목공예가, 건축가인 한스 뵐링(Hans Bølling)은 아내((Søs Bølling)를 위해 어미 오리와 새끼 오리를 만들었다. 갸름한 머리, 까만 눈, 유선형의 몸, 삼각형태 긴 부리, 큰 오리발,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오리의 특징을 귀엽고 단순하게 표현했다. 티크(teak)로 제작된 부드러운 나무 곡선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하며 모던함을 나타낸다. 티크(teak)는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단단한 목재로 수축과 팽창이 적어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적어 가공에 많이 이용되는 재료이다. 오일 성분이 있어 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방균 방충작용을 가진 고급목재라서 선박이나 아웃도어 가구를 만드는데 주로 쓰였으나 1950년대부터는 조각, 가구 디자이너들도 선호하는 목재가 되었다. 티크로 만든 이 오리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덴마크 디자인의 아이콘이 되었다.

오리를 들고 있는 한스 뵐링
제작과정
덴마크 프레데릭스베르의 번화한 거리에 나타난 오리가족. 출처_Retro 2016. Nr.3
한스 뵐링, 오리 가족, 어미 H.18.5cm, 새끼, H.9cm, 티크(teak)   © Moon Jeong Museum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되었어요. 16살 소녀(Søs Wanscher)와 사랑에 빠져 나무 피규어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소녀에게 선물로 줬어요”

사랑의 힘으로 제작된 나무 조각품은 판매로 이어져 큰 성공을 거두었고, 사랑에 빠졌던 소녀는 7년 뒤 아내가 되었다. 한 소녀를 위해 나무 피규어를 만들기 시작한 사랑꾼 한스 뵐링(Hans Bølling)은 1931년 덴마크의 작은 마을 브라브란(Brabrand)에서 태어났다. 그는 광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1949년 미술공예학교 (Arts and Crafts School)를 졸업했다. 이후 목공 교육을 포함한 건축학으로 진로를 바꾸어 덴마크왕립아카데미 건축학교(Royal Danish Academy – Architecture)를 졸업하고 건축가가 되어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그는 나무 조각과 가구를 포함하여 빌라, 주거 단지, 문화센터, 기숙학교 등 다양한 작품을 설계했다. 한스 뵐링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 명품으로 손꼽는 작품은 바로 “오리와 새끼 오리”다.

 “나는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한스 뵐링.  목조각품의 모든 캐릭터는 아내 쇠스(Søs Bølling)를 위해 만들었다. 그녀는 나무 피규어를 만드는데 영감을 주는 원천이다. 한스와 아내 쇠스는 7년간의 교제를 거쳐 1959년 결혼했다. 한스는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내 쇠스(Søs)와 결혼한 것을 꼽았고 그 외에는 만지는 모든 것이 즐거웠다고 한다. 70 여년의 순수한 사랑은 한스 뵐링의 명작들을 탄생시킨 원동력이다. 그의 작품은 따뜻하고 낙천적이며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그는 지금 90세가 넘었지만 코펜하겐 북부 해안 샤를로테룬(Charlottenlund)에 있는 그의 아틀리에서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력 넘치게 활동하고 있다.

오리를 처음 생산한 곳은 토르벤 외르스코브 (Torben Ørskov & Co)였다. 오리 발바닥에는 인쇄체의 HANS BØLLING, ØRSKOV & CO, DENMARK가 찍혀 있다. 초기의 일부 제품에는 Torben Ørskov & Co, DENMARK가 인쇄된 라벨만 붙어 있다. 1960년대 후반까지 토르벤 외르스코브에서 생산되고 이후 중단되었다. 2006년부터 새롭게 아키텍트메이드 (ARCHITHECTMADE)에서 동일한 크기와 재질로 제작하고 있으며 오리 발바닥에는 ARCHITHECTMADE와 함께 한스 뵐링의 필기체 사인이 찍혀 있다.

초기작과 2006년부터 제작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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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어느 봄날의 특별한 사건을 담은 오리가족 사진은 덴마크 광고 예술가 비고 바근뷔(Viggo Vagnby 1896-1966)에게도 영감을 주어, 오리 가족의 안전한 횡단을 위해 교통경찰과 시민들이 응원하며 바라보는 모습을 밝고 경쾌한 이미지로 표현하여 코펜하겐을 상징하는 “Wonderful Copenhagen”의 포스터가 되었다. 코펜하겐 시민의 생명 존중과 배려와 사랑을 표현한 원더풀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봄을 연상시킨다.

한스 뵐링(Hans Bølling)의 오리 가족과 비고 바근뷔(Viggo Vagnby)의 "원더풀 코펜하겐" 포스터    © Moon Jeong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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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 출처

Retro 2016. Nr.3

https://rosborgshop.dk/hans-boelling/

https://www.kristeligt-dagblad.dk/liv-sjael/et-forelsket-legebarn-paa-86

https://designklassikershop.dk/shop/hans-boelling-duckling191p.html

COLLECTION

Duck
Hans Bølling 한스 뵐링 Duck Torben Ørskov & Co
Duckling
Hans Bølling 한스 뵐링 Duckling Architectmade
"Wonderful Copenhagen" Poster
Viggo Vagnby 비고 바근뷔 "Wonderful Copenhagen" Poster J.Chr.Sørensen & Co / The Tourist Association of Copenhagen